얼마 전 18세의 최연소 나이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전례 없는 신드롬을 일으킨 천재 피아니스트 임윤 찬 군은 단테 신곡 전체를 거의 외우다시피 읽었고 여러 출판사 별로 나온 모든 버전들을 읽었다고 합니다. 그는 계속 읽게 되는 책으로 단테의 신곡을 뽑으며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주하려 곡의 이해를 돕고 곡을 파악하기 위해 신곡을 읽었다고 하는데요. 임윤 찬 신드롬으로 그 후 단테 신곡 책이 없어서 못 팔정도로 기록적인 붐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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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자면,
35살에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길잡이를 만나 지옥부터 천국까지 여행하는 일주일간의 여행기이다. '신곡'의 뜻은 거룩한 노래라는 뜻이며, 사실 원제는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성한 코미디이며 이 '신성한' 뜻마저도 후대가 덧붙인 말이다. 코미디 하면 희극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단테는 이를 '희극'으로 표현했다. 단테는 3이라는 숫자를 중요하게 여겼는데 이는 기독교에 바탕을 두어 삼위일체와 같이 숫자 3을 책의 일정한 법칙의 반복행으로 쓰는 등 일종의 라임을 사용했다. 또 그 당시 대중에게 익숙한 피렌체 사투리를 씀으로 대중에게 더 널리 전파되었다.
줄거리
단테 신곡의 1부인 '지옥'편은 1300년 봄, 어두운 숲 속에서 헤매던 순례자(곧 단테)가 베르길리우스(당대 최고의 고대 로마 시인)라는 길잡이를 만나 지옥을 여행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베르길리우스는 성모 마리아의 명을 받아 단테의 지옥 여행일 인도하게 되었다. 언덕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저승세계를 거쳐야 한다는 길잡이의 말에 순례자는 길잡이와 함께 저승 여행을 시작한다. 어느 순간 지옥의 문 앞에 다다른 둘, 순례자는 지옥의 문 위에 쓰여 있는 '여기 들어오는 너희들은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를 보고 무서움에 떤다. 지옥의 첫 번째 림보에서 육체적 형벌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천국으로는 올라갈 수 없는 죄인들 속에 순례자는 위대한 옛 시인들과 철학자들을 보게 된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호메로스이다. 순례자는 여기는 아주 가치 있는 사람들이 그 림보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곡 지옥편에서 말하는 '지옥'의 형상은 지옥은 거꾸로 된 원뿔 깔때기처럼 생겨서 맨 아래 꼭짓점은 지구의 중심에 맞닿아 있으며 아홉 구역으로 나뉘게 되고 각 구역을 단테는 원으로 부르고 있다. 차례대로 지옥의 문이 있던 1 옥 림보, 2 옥 욕 욕, 3 옥 탐욕, 4 옥 축재자/낭비자, 5 옥 분노자/우울한 자, 6 옥 이교도/회의주의자, 7 옥 폭력자/자살자/남색 한 자/하느님 모독자/고리대금업자, 8 옥 유혹자/아첨꾼/성직 매매자/점술자/탐관오리/위선자/도둑/권모술수자/중상모략자/위조자, 9 옥 혈족-국가-은혜 자비를 배신한 자로 각 죄인들을 나뉘었으며 9 옥의 죄를 가장 무겁고 크게 보고 있다. 지옥에서는 죄인들이 영원히 같은 굴래로 끔찍한 고통과 형벌을 반복하여 받고 있으며 순례자는 각각의 지옥을 다니며 그곳의 여러 죄인들과 이야기를 한다. 죄인들은 그 당시 고대 로마의 중요한 인물들과 그 당시 정치적인 역사에 나오는 인물들이 있으며 또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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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지옥'편을 읽고 느낀점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읽고 느낀 점은 세상의 악은 아주 옛날 고대 로마시대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지옥의 끝, 지구의 중심부로 갈수록 단테가 생각하는 가장 무거운 죄가 나오는데 내가 생각하는 가장 무거운 죄와 달라서 생각보다 놀랐다. 내가 생각하는 인류애의 가장 크고 무거운 죄는 '살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단테가 생각한 가장 큰 죄는 바로 '배신'이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9 지옥은 곧 지구의 중심부로 그곳엔 사탄, 즉 태초에는 천사들의 왕으로써 대천사였고 하나님 다음으로 권위가 있었지만 이내 자신이 신이 되고자 교만을 떨어 하나님으로부터 하늘에서 추방당해 그대로 9 지옥으로 떨어져 아직까지 박혀있는 것인데 이렇듯 하나님에게 받은 은혜를 '배신'한 죄가 있는 것이다. 이런 루시퍼가 있는 9 지옥에는 루시퍼의 얼굴이 3개로 묘사되는데 폭력, 증오, 무지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세 얼굴 입에 물려있는 죄인들이 있는데 '증오'의 얼굴에 물려있는 죄인은 바로 예수님을 팔아넘긴 가롯 유다이고 '폭력'과 '무지'의 얼굴에 물려있는 죄인들은 카이사르를 배신하여 죽인 브루투스와 카시우스이다. 단테가 생각한 가장 최악의 죄는 바로 가족, 조국, 친구를 배신한 죄인 것이다. 어떤 물리적인 고통보다 더 힘든 것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인 것이다.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다는 것은 직접 당해보지 않고는 물론 모를 것이다. 그것이 내 부모, 자녀, 배우자, 오랜 친구가 나를 배신한다면 그 고통은 어떨까? 단테가 이러한 '배신'을 가장 최악의 죄로 보는 것은 무엇보다 인류 공동체를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단테 또한 이 책을 쓸 당시 정치적인 것에 휘말려 추방을 당한 채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따라서 신곡은 단테가 얼마나 억울했는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투영한다고도 생각한다. 이렇듯 지옥 해서는 단테를 추방당하게 만든 인물 또한 나오는데 일종의 유치한 복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9 지옥에서 묘사되는 생생한 죄인들의 형벌이 실제로 지옥을 다녀온듯한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되어있다. 내가 지금 지옥을 가면 나는 어떤 구역에 있을지 감히 상상해보기도 한다. 인간의 여러 가지 죄를 묘사하고 그에 따른 지옥에서 받는 형벌은 읽는 내내 나는 절대로 지옥에 가고 싶지 않게끔 만들었다. 물론 나의 사후 결과는 알 수 없어 더욱 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지옥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지금 내가 죽으면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사후세계란 어떤 곳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종교가 있는 크리스천이라 천국과 지옥에 대해 듣기가 거북하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거북하기도 하고 읽기에 많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신곡 지옥이 보여주는 죄는 현대인들이 스스럼없이 짓고 있는 죄와 다를 바가 없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나도 모르게 죄를 짓고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지옥을 읽은 후 내가 좀 더 나를 성찰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 역시 인간이기에 남은 수명 동안 얼마나 많은 죄를 모르게 지을지 겁이 나기도 하다.